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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일을 위한 시간, 보너스와 동료의 해고를 맞바꿀 수 있을까

by 루인83 2022.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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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위한 시간 포스터입니다. 여주인공 산드라가 어딘가 응시하고 있습니다.
용기를 얻고 싶다면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건강 때문에 잠시 쉬었던 ‘산드라’는 복직을 앞두고 한 통의 전화를 받습니다. 회사에서 그녀의 복직과 천유로의 보너스를 선택하게 하는 투표를 진행했고, 결국 동료들 16명 중 14명이 자신들의 보너스를 선택하여 그녀를 해고하게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원래도 우울증이 있던 산드라는 충격적인 소식에 힘들어하지만 투표가 공정하지 않았다는 제보를 받고 덕분에 재투표의 기회가 주어집니다. 금요일 재투표가 결정되고 월요일 아침 재투표가 진행되므로 그녀에게 주어진 시간은 주말뿐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남편의 응원과 자신의 일자리를 찾고 싶은 산드라는 주말 내내 동료들을 직접 찾아가기로 마음먹지만, 보너스를 포기하고 자신을 선택해달라고 하기는 생각처럼 쉽지 않습니다. 자신을 동정할까 걱정을 안고 직접 대면한 동료들은 각자의 사정이 있었습니다. 마음을 돌려 그녀에게 미안해하며 선택을 바꾸겠다는 동료들도 있지만, 보너스가 꼭 필요한 동료들은 산드라의 진심을 곡해하며 반발하기도 합니다. 그 안에서 계약직 직원의 고충도 알게 되고, 1박 2일(영문 제목) 동안 그녀는 단순히 일자리를 다시 얻기 위함이 아닌 내일을 살아갈 용기를 얻는 시간이 됩니다. 이제 그녀에게 회사에 복귀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 보다 더 큰 세상을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었으니까요. 과연 내가 그녀의 동료였다면, 혹은 산드라였다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요? 보너스로 눈을 가렸지만 결국 동료를 내 손으로 해고시킨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에 차마 보너스를 선택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내가 산드라였다면 과연 동료들을 직접 만나서 나의 복귀를 위해 다시 재투표해달라고 설득할 수 있을까? 이렇게 생각하니 산드라의 그 시간이 너무나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산드라의 용기와 좌절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는 것 같아 영화에 몰입해서 봤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마치 여기 까지라는 듯 엔딩은 산드라의 후련하고도 편한 얼굴을 보여주며 그녀의 밝은 내일을 응원하게 합니다. 

불합리한 시스템을 마주했을 때 개인의 선택에 맡기다

노동자를 해고하기 위해 그 노동자의 동료들에게 투표를 하게 하는 이 불합리한 시스템은 결국 희생양을 찾는 것입니다. 일개 개인의 선택으로 그 책임을 떠넘기는 이 불합리한 시스템은 우리나라든 유럽이든 마찬가지입니다. (스포 주의) 마지막 재투표에서 과반수에 1명이 부족하여 결국 복귀가 무산된 산드라를 회사 사장이 다시 부릅니다. 그녀를 복귀시키고 동료들에게 보너스도 주는 대신 계약직을 더 이상 연장하지 않겠다는 제안을 하게 됩니다. 이걸 선택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녀에게로 선택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세탁소에서 만난 계약직의 사정을 들은 산드라는 자신 때문에 또 다른 희생양을 만들 수 없다며 단호히 거절하고 돌아섭니다. 그렇게 회사를 나와 남편과 통화하는 산드라의 표정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불합리한 시스템을 마주했을 때 나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다르덴 형제의 영화가 궁금해졌다

영화의 방식은 다큐멘터리적이지만 카메라 앵글 때문인지 영화에 대한 몰입도가 매우 높았습니다. 여주인공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배우로 뽑혔다는 대배우인데도 왜인지 영화에서는 화장기 없고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산드라 그 자체여서 더 좋았습니다. 이런 윤리적인 선택의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는 다르덴 형제의 다른 영화도 사뭇 궁금해지는데요. 넷플릭스에 그들의 영화 '아들'이 올라와 있던데 함께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결은 다르지만 생각난 영화가 있는데요. 이란 영화로 아쉬가르 파라디 감독의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라는 영화입니다. 개인의 이중적인 윤리적 잣대와 그 선택에 대해 굉장히 밀도 있게 그려낸 영화로 시간이 되신다면 추천합니다.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영화면서 너무 잘 짜여진 영화라 보는 재미도 있을 것입니다. '내일을 위한 시간'을 재미있게 보신 분들이라면 틀림없이 후회하지 않을 것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이 영화 리뷰로 다시 볼 수 있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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