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믿을 수 없다
영화는 데이빗(존 조)이 부재중 전화 3통과 함께 실종된 딸을 찾는 내용입니다. 몇 년 전 엄마를 잃은 딸(미셸 라)은 친구들과 스터디 모임을 하고 오겠다고 하고는 연락이 끊깁니다. 딸이 친구들과 같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데이빗은 경찰에 신고합니다. 딸을 찾기 위해 딸의 노트북으로 딸의 지난 행적을 알아보다 그동안 딸이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가까이 지내던 친구도 없이 매우 외로워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경찰은 딸의 흔적을 전혀 발견하지 못하고 오히려 가출을 의심하기까지 합니다. 망연자실한 데이빗은 딸의 일상을 기록한 브이로그들을 보던 중 그녀가 휴식을 취하러 가던 호수를 발견하게 되고, 그곳에서 딸의 차와 소지품이 나오게 됩니다. 물론 호수도 딸의 차와 소지품도 발견한 사람은 경찰이 아닌 데이빗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딸을 살인한 범인이 자백 영상을 남기고 자살하게 됩니다. 딸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던 데이빗은 믿을 수 없는 사실에 크게 충격을 받습니다. 힘겹게 딸의 추모 영상을 준비하던 중 이상한 점을 발견한 데이빗은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요. 그것도 다른 누구도 아닌 실종 사건을 담당하던 경찰에게서 말이죠. 영화는 20여분을 남기고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꽉 닫힌 엔딩을 향해 갑니다. 과연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데이빗은 딸을 다시 되찾을 수 있을지 영화에서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제작비의 100배를 벌었다는 그 영화
영화를 보면서 과연 제작비가 얼마나 들었을지 궁금했습니다. 영상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CCTV나 노트북 캠으로 찍은 것들이 대부분이라 제작비가 적게 들었을 것 같았는데, 알아보니 100만 달러도 안 들었다고 하네요. 저렴한 제작비로 이렇게 완벽한 영화를 만들어 낸 것도 대단한데 이 영화가 첫 번째 장편 영화라니 감독님의 능력은 어디까지 일지 궁금합니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컴퓨터 화면으로만 진행됩니다. 딸과의 메시지를 주고받는 장면에서는 감정까지 드러나는 세심한 연출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영화 구성상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기록들이 컴퓨터에 모두 저장되어 있었는데, 지금은 곁에 없는 가족의 옛 영상들 덕분에 그를 추억할 수 있는 점이 좋았습니다. 딸의 실종 때문에 영화의 대부분은 딸의 노트북에 남아있는 영상이나 문자 메시지 등에 의존해야 했는데 그래서인지 영화적으로 답답하거나 부족하다는 느낌이 없었고, 오히려 장르적 특성이 이 형식으로 인해 더욱 빛을 발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또한 꼭 필요한 영상을 구현하는 방식으로 CCTV나 뉴스 생방송, 장례식 실황 카메라를 사용한 연출 방식은 독특하고 신선했습니다. 찾아보니 아니쉬 차간티 감독이 20대에 만든 영화라고 하던데, 역시 영상 세대여서 이런 감각적인 연출이 가능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첫 번째 장편 영화로 제작비의 100배를 벌어들인 영화를 만든 감독의 앞으로의 영화들이 기대가 됩니다.
한국계 배우들 덕분에 더욱 몰입되는 영화
모든 언어는 영어로 진행되고 한국어 자막이 나오는 미국 영화지만, 주인공 대부분이 한국계 배우라 더욱 몰입되는 느낌이 있습니다. 아빠로 출연한 존 조는 한국계 미국인으로, 동아시아인들을 부정적인 이미지로 묘사한 역할을 받으면 거절했다고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그런 역할을 모두 거절한다면 제작사들이 그러한 부정적인 역할을 수정할 텐데 거절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아시아계 배우들이 있어 바뀌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또한 딸과 엄마로 출연한 미셸 라와 사라 손 역시 한국계 배우들로 이색 과거가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미셸 라는 실제 영화 촬영 당시 이미 31세로 굉장한 동안입니다. 전공은 생화학으로 LA의 수질 오염 방지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재원이었으나,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병을 진단받아 더 이상 화학 약품을 다루는 직업을 가질 수 없어 이후 연기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고 합니다. 사라 손은 가희, 손담비와 함께 국내 걸그룹 에스 블러쉬의 멤버였음이 밝혀져 화제였는데요. UCLA에서 정치학을 전공했으나 한국 걸그룹 활동을 위해 한국에 들어왔다고 합니다. 데뷔곡이 빌보드에 오르기도 했지만 그룹이 해체되며 다시 LA로 돌아왔고 현재는 다양한 작품에서 연기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한국계 배우들이 대거 나오는 할리우드 영화도 흔치 않지만 이렇게 크게 성공한 영화는 더 흔치 않아 기억에 남는 영화 서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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