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게서 나를 보다
웨딩송이 흘러나오는 집 안에서 아내의 외도를 목격한 남자와 불의의 사고로 사랑하는 남편을 잃은 여자가 있습니다. 남자는 순간의 실수로 모든 것을 잃고 8개월간 정신병원에 갇혀 지내야 했고, 여자는 외로움과 슬픔에 회사의 모든 직원들과 관계를 맺게 됩니다. 망가질 대로 망가진 두 사람은 우연히 지인의 저녁 식사 초대로 만나게 되고, 여자는 첫눈에 그에게서 스스로를 발견하고 그를 도와주고자 합니다. 하지만 아직 아내를 잊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남자는 그녀의 행동이 부담스럽기만 합니다. 담당 정신과 의사와의 상담으로 그녀와 친구가 돼 보기로 한 남자는 저녁식사에서 그녀에게 아내에게 편지를 전달해줄 것을 부탁합니다. 하지만 자꾸만 말이 헛 나오고 결국 그녀에게 상처를 줍니다. 그러나 서로의 극복하지 못한 아픔을 공감하며 서로 도와주기로 합니다. 여자는 남자의 편지를 전달해주기로 하고, 남자는 여자의 파트너로 댄스 대회에 나가기로 합니다. 여자는 자신을 용서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그런 자신을 사랑한다고 합니다. 아직 자신을 용서하지 못한 남자는 댄스 연습을 통해 감정을 배우고 점점 스스로 달라짐을 느끼게 됩니다. 여자 또한 그런 남자를 위해 아내로부터 받은 편지라고 속이고 본인이 쓴 가짜 편지를 전달해줍니다. 어느 날 그 편지가 여자가 대신 쓴 편지임을 알게 된 남자는 여자의 진심을 깨닫게 될까요? 그리고 댄스대회는 두 사람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다줄까요? 두 주인공에게서 나를 발견하게 되는 이상하지만 기분 좋아지는 영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입니다.
음악은 또 왜 이리 좋은 건데
Stevie Wonder의 My cherie amour는 영화 중간중간 나오는데, 남자의 웨딩송이기도 하면서 트라우마를 겪게 되는 음악입니다. 이 음악만 나오면 남자 주인공이 정신을 놓게 됩니다. 담당 정신과 의사가 남자의 치료를 위해 이 음악을 틀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애정 하는 곡이라 나올 때마다 좋았는데 주인공은 분노하는 점이 묘하기도 했습니다. 영화 속에서 가장 좋았던 장면은 여자가 남편의 죽음에 대해 솔직하게 얘기하며 감정에 대해 느끼고 그걸 춤으로 표현하는 장면이었습니다. 그때 나오는 Bob Dylan (with Johnny Cash)의 Girl from the North Country는 두 사람의 감정이 어떻게 스며드는지 보여주는 인상적인 장면이었습니다. 그리고 남자의 친구 대니가 두 사람에게 춤에 감정을 담는 팁을 가르쳐주는데 이때 나오는 음악도 너무 좋습니다. Stevie Wonder의 Don't you worry 'bout a thing은 워낙 유명한 곡이기도 하지만 두 사람의 이상하지만 기분 좋아지는 춤 동작과도 아주 잘 어울립니다.
제니퍼 로렌스와 브래들리 쿠퍼
영화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커플 댄스 장면은 음악에 두 사람의 감정을 완벽하게 녹여낸 장면으로 제니퍼 로렌스와 브래들리 쿠퍼가 아니었다면 이 멋진 장면이 나올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가 좋았습니다. 이 영화 이후 두 사람은 3편의 영화를 같이 작업하게 됩니다. 영화 '세레나'에서는 두 사람의 더 극적인 로맨스를 볼 수 있으니 두 사람의 매력에 더 빠지고 싶다면 추천합니다. 브래들리 쿠퍼는 이 영화로 알게 되었는데 이후 '스타이즈본'으로 그의 연기 인생의 정점을 찍었다고 생각됩니다. 그의 인상적인 영화 2편이 모두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역할이라는 점이 재밌기도 합니다. 제니퍼 로렌스는 영화 '엑스맨'과 '헝거게임'으로 유명해졌지만, 연기력에 비하면 아쉬운 필모그래피라는 평이 있습니다. 브래들리 쿠퍼와 5번째 작품에서 함께하며 그 평을 지울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한 줄기 빛은 당신 스스로한테서 나오죠
정신과 의사와의 상담에서 나오는 이 대사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지만 늘 망각하게 되는 말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다시금 극복하게 하는 힘은 사랑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사랑이 연인이든 가족이든 우리 자신을 사랑하는 그들 덕분에 우리는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입니다. 영화 중반에 남자가 그의 형의 모진 말들에도 불구하고 '난 그저 형을 사랑해'라고 하는 장면은 우리가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불금에 위로와 힐링이 필요한 그저 그런 날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한 편 읽어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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