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도 인턴이 있다면
수십 년간 다니던 직장을 은퇴하고 혼자서 살아가고 있는 벤(로버트 드니로)은 어느 날 본인이 다녔던 회사에 새롭게 스타트업이 들어서고 그 회사의 시니어 인턴 프로그램에 지원합니다. 만점짜리 지원 영상으로 인턴에 합격하게 되고, 스타트업 회사에서 일을 시작하게 됩니다. 벤이 합격한 스타트업은 창업한 지 1년 반 만에 직원 220여 명을 둘 정도로 고속 성장한 30대 여성 CEO 줄스(앤 해서웨이)의 회사였습니다. 우연히 줄스의 직속 인턴이 된 벤은 그가 가진 노하우와 능력으로 찬찬히 일에 적응해가고, 처음엔 부담스럽게 생각했던 줄스도 오해를 풀고 벤의 정확하고 따뜻한 일처리 방식에 많은 도움을 받게 됩니다. 여성이자 나이 어린 CEO라는 이유로 회사 안팎의 벽에 부딪쳐 힘겹게 싸우는 한편, 집안에서는 바람피우는 남편으로 인해 여자로서도 CEO로서도 너무나 힘든 줄스입니다. 그런 줄스가 진심으로 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벤입니다. 줄스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녀가 이룬 모든 것들을 스스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조언해줍니다. 물론 벤은 줄스뿐 아니라 늘 업무가 과중한 베키와 그의 젊은 동료들에게도 그가 가진 무한 능력을 제공합니다. CEO가 해야 될 일을 대신해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또한 회사에서 만난 사랑스러운 마사지사 피오나와 데이트도 하며 벤 역시 인턴을 하며 삶이 더욱 풍부해집니다. 영화는 필자가 가진 인턴이라는 편견을 바꿔주기도 했고, 과연 인생의 인턴은 과연 누구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고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자리가 어디든 위치가 어디든 참 가치가 있는 삶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의 리스닝 메이트
넷플리스에 저장해 둔 몇 안 되는 영화 중 하나인 인턴. 말이 조금 빠르긴 하지만 직장에서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고 다양한 사람들이 나와 필자가 가끔 틀어놓고 리스닝하는 영화입니다. 물론 무엇보다 재밌기 때문에 반복해서 들어도 질리지가 않습니다. 30대 여성이 직장이나 가족과 사용하는 영어 표현이 많아 실용적입니다. 영어를 사용해야 되는 업무 환경이라 영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비슷한 환경에 들어가 원어민들이 자주 사용하는 영어를 접하고 실용적인 표현들을 암기해 두면 좋은 영어 학습 자료가 되기도 합니다. 넷플릭스에서 바로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좋은 영어 학습 자료로서도 이만한 영화가 없네요. 영어 공부를 위해 영화를 찾는 분이 있다면 인턴을 추천합니다.
나도 이렇게 나이 들어야겠다
영화 속의 벤은 조금 과장을 보태서 직장을 구하는 히어로의 느낌이 아닐까 싶은데요. 뭐든 잘하고 누구나 돕는 우리의 인턴님 바로 벤입니다. 어느 직장에서나 이런 인턴이 있다면 당장 시니어 인턴 프로그램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듯합니다. 결국 영화는 나이가 아니라 삶의 경험과 그걸 사용하는 능력이 중요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점점 심각한 고령화 사회가 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사용해 볼 사회적 시스템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물론 그러려면 스스로 나이를 제대로 먹어야겠죠. 최근 꼰대라는 용어가 많이 사용되는데, 사실 일방적으로 가르치려고만 하지 않고 가진 경험과 노하우를 나눈다고 생각하면 더 좋은 용어가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꼰대라는 것도 결국 내가 겪어온 인생을 살아갈 세대들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되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줄스가 처음으로 벤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된 건 누구도 관심 두지 않던 지저분한 책상 위 택배박스들을 아침 7시에 출근해서 치워준 덕분이었습니다. 물론 덕분에 피오나와도 알게 되었던 아주 중요한 사건이었습니다. 그건 바로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일을 찾아 시키기 전에 알아서 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남에게 그러길 바라지 말고 내가 스스로 그렇게 하는 사람이 되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 영화 인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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