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be so, sir. But not today.
마치 나도 언젠가는 늙고 관객들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지겠지만 단지 지금은 아니라는 쿨한 톰 크루즈의 현재를 받아치는 것 같아 더 좋았던 대사였습니다. 이렇게 탑건:매버릭은 1986년 개봉한 탑건의 후속작으로 무려 36년 만에 개봉하였습니다. 긴 세월만큼 톰 크루즈를 제외하곤 모든 등장인물들이 바뀌게 됩니다.(톰 크루즈의 친구로 발 킬머(아이스맨 역)가 잠깐 나오기는 하지만 실제 후두암 후유증으로 목소리를 사용할 수 없어 AI로 목소리를 구현했다고 합니다.) 1편에서는 해군 최신 전투기 F-14기를 모는 젊은 조종사 매버릭(톰 크루즈)이 최고의 실력을 갖춘 파일럿으로 최정예 전투기 조종사를 양성하는 탑건 훈련학교에 입학하면서 영화가 시작됩니다. 그곳에서 조종사들의 교육을 맡게 된 항공 물리학 전문가 찰리(켈리 맥길리스)와 만나게 되지만, 훈련 졸업을 2주 앞둔 어느 날 훈련 도중 매버릭이 몰던 전투기가 난기류에 빠지고 엔진까지 고장을 일으키게 되고, 이 와중에 긴급 탈출을 시도하여 바다에 떨어졌지만 그 사고로 친구 구즈는 사망하게 됩니다. 의문의 사고로 돌아가신 전투기 조종사였던 아버지에 대한 상처를 이해한 유일한 친구 구즈의 죽음에 충격에 빠진 매버릭은 방황하게 되지만 주변 사람들의 위로와 응원으로 탑건 훈련학교에서 교관을 하기로 하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그리고 모두가 알다시피 무려 36년 후 톰 크루즈가 베테랑 교관이 되어 드디어 2편으로 컴백하게 됩니다.
It's time to let go. I don't know how.
매버릭(톰 크루즈)은 그 사고로 인해 몇 번의 진급 누락을 받았지만 전역은 하지 않고 버티고 있습니다. 여전히 그의 실력을 알고 있는 지인들의 추천으로 그가 졸업한 탑건 훈련학교 교관으로 발탁됩니다. 그의 명성을 모르는 팀원들은 그의 지시를 무시하지만 그의 전설적인 실제 전투기 조종 실력을 직접 보고는 이내 그의 팀으로 하나가 됩니다. 그리고 그 팀원 중에 아직 잊지 못하고 있는 죽은 친구 구스의 아들 루스터도 있습니다. 사실 루스터는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서 매버릭에게 오해하고 있고, 또한 매버릭이 자신의 사관학교 입학을 4년간 막은 사실 때문에 그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습니다. 실제로는 루스터 엄마의 간곡한 부탁 때문이었지만 이를 루스터에게 사실대로 얘기하지 않고 오해하도록 놔둡니다. 그런 상황에서 매버릭은 지금은 투병 중인 친구 아이스맨을 만나고 루스터와의 일을 털어놓게 됩니다. 아이스맨은 매버릭에게 이제 그만 놓아주라고 하지만 톰은 눈시울을 붉히며 이렇게 말합니다. 어떻게 놓아줘야 될지 모르겠다고 말이죠. 최고의 파일럿 매버릭이 몇십 년간 간직하고 있는 아픔이 그 한 마디로 느껴져 같이 눈물이 흘렀던 장면이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그를 놓아줄 수 있는지 어떻게 해야 그의 아들에게 진심을 전할 수 있을지 말이죠. 아이스맨과의 대화로 루스터와의 관계도 점점 발전하게 됩니다. 그리고 실제 위험한 임무를 하기 위해 매버릭은 직접 팀원들과 함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비행을 나서게 됩니다.
F-14기의 재림
마지막 비행씬은 모두 손에 땀이 날 정도로 몰입해서 보게 되는 영화의 백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두의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버릴 엄청난 이 씬은 영화를 이렇게 시원하게 만들 수도 있구나라고 감탄하게 될 것입니다. 스포긴 하지만 특히 1편에서는 최신 전투기였지만 현재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구식이 돼버린 F-14기의 재림은 너무나 기가 막힐 정도로 1편에 대한 향수를 자극합니다. 마치 매버릭이 루스터에게 주인공을 넘겨주는 듯한 느낌이 들어 찡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루스터의 탑건 3편도 기대가 됩니다. 만약 나오게 된다면 말이죠. 처음 볼 때 일반 상영관에서 봤는데, 아이맥스에서 다시 한번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던 첫 영화기도 했습니다. 아쉽게도 헤어질 결심으로 인해 무산되긴 했지만 말입니다. 처음엔 전혀 기대 없이 봤다가 울면서 환호를 지르고 보게 되는 영화 탑건:매버릭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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