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와 불의의 싸움이지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고 며칠이 채 되지 않아 한양까지 일본에 빼앗기며 조선은 큰 위기에 놓이게 됩니다. 전쟁의 잦은 패배로 선조까지 의주로 파천한다는 파발이 도착하고 이에 이순신은 민심이 크게 요동칠 것을 염려하여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도 조선을 구하기 위해 병력을 꾸려 일본에 대항할 수전을 준비합니다. 거북선이 아직 수리되지 않은 한편 왜군이 거북선 도면을 훔쳐가게 되어 이순신은 이번 전술에서 거북선을 빼고 준비하기로 합니다. 연이은 전쟁의 승리로 한껏 고조된 일본은 한산도 앞바다까지 당도하게 되고 이순신은 필사의 전술인 학익진을 준비하여 한산도대첩을 이끌게 됩니다.
영화를 보고 나니 영화 1987이 생각나기도 했는데요. 평범한 사람들의 옮은 선택들이 모여 만든 영화라는 점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한산은 이순신이라는 큰 리더가 있다는 점이 다르지만 작은 비중의 인물들 하나하나가 나라를 위하는 마음으로 행한 선택들이 결국 한산대첩이라는 큰 승리 가져왔음은 영화를 본 관객 모두 인정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중 명량에서 조선을 도왔던 일본인이 왜 조선을 돕게 되었는지에 대한 전사가 나왔는데 그 부분이 영화를 관통하는 메시지였지 않나 싶습니다. 모든 인물들이 의를 향해 기꺼이 나라를 구하고자 목숨을 던지는 모습은 국뽕이라 해도 보고 나면 가슴 뜨거워지는 건 어쩔 수 없으니까요.
명량의 인물들의 전사를 보는 재미가 있다
영화를 보기전에 사전 정보를 찾아보지 않아 명량의 인물들이 대거 나온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특히 왜군의 첩자 역할을 하던 김향기와 옥택연이 명량의 부부 역할로 나왔던 이정현과 진구였다는 건 영화를 보고 나서 알게 된 사실이었습니다. 또한 명량에서 오타니 료헤이가 연기했던 조선을 돕는 일본인 배역을 김성규가 하면서 일본인이 왜 조선을 그리고 이순신을 돕게 되었는지 중요하게 다루어져서 그 부분까지 미리 염두에 두고 명량을 만드셨을까 싶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순신(박해일 분)과 와키자카(변요한 분)의 배우가 변경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비중이 작은 인물들이 이어져 나오니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최근 헤어질 결심으로 박해일의 연기에 푹 빠져 지냈었는데 한산에서 지장으로써의 이순신으로 분한 박해일 역시 너무 좋았습니다. 물론 개취는 해준의 박해일이 최고였지만, 남한산성에서 인조 역할도 매우 인상적이었는데 이순신 역할 또한 너무 한 인물에게 집중되지 않고 주변을 모두 빛나게 하는 연기가 압권이었습니다. 다음 작품도 기대하겠습니다.
한산을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통쾌함
우리가 영화관에서 한산을 봐야하는 이유로 저는 탑건과 같은 이유를 뽑고 싶습니다. 바로 영화관에서만 느낄 수 있는 스펙터클함입니다. 한산을 보다가 탑건의 전율을 느낄 줄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던 지점이어서인지 영화적으로도 매우 신선했기 때문입니다. 스포가 되는 지점이라 자세하게 말을 하지는 못하지만 한산의 해전 씬은 제 기준 올해 액션씬 중 가히 압권이라 하고 싶습니다. 영화가 영화인지라 역사가 스포지만 이 부분만큼은 꼭 영화관에서 직접 확인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사실 앞부분은 약간 지루한 부분이 없지 않았지만 중반 이후 몰입도가 확 높아지니 초반을 잘 버텨주시길 바랍니다.
우리는 지금 이순신의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국민들이 생각하는 가장 존경하는 리더로 항상 이순신이 뽑히는 건 바로 우리가 바라는 이상적인 리더의 모습을 모두 갖추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명량에서 보여준 결단력과 용맹함, 그리고 한산에서 보여준 지장으로서의 능력과 휘하의 장수들을 아끼는 자애로움 등은 굳이 여기서 다 열거하지 않아도 우리가 꿈꾸는 리더의 중요한 덕목일 것입니다. 1592년에 임진왜란으로 부터 나라를 구한 이순신의 리더십이 현재 2022년에도 필요하다고 느끼는 건 비단 저만은 아닐 것입니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 더욱 복잡하고 어려운 세계정세 속에서 우리나라의 외교 및 국방 능력은 더욱더 중요해졌으니까요. 말도 안 되는 전쟁이 바로 옆에서 일어나고 있음에도 자국의 이익이 우선시 되어 눈감고 있음은 비단 남의 나라일만은 아닐 것입니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우리나라의 리더로서 할 수 있는 건 무엇인지 어떤 비전을 국민들에게 보여줄 것인지에 대한 숙고를 하고 있으리라 믿고 싶습니다. 2022년의 우리나라를 구할 리더가 나타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1592년의 국민이 그러했던 것처럼 지금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기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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